이 순간, 당신이라면.
오후 네 시, 바르다 북항의 정제시설 앞에 섰다. 내 손에는 오늘 밤 송고할 원고를 위한 검은 수첩 하나와 녹음기가 있다. 항구 전광판은 ‘지역 개발 계약 체결’이라고만 알리고, 컨테이너 사이에서는 바닷물과 금속 냄새가 섞여 올라온다. 편집자는 사건의 표면을 먼저 달라고 했지만, 나는 이 계약이 누구의 하루를 바꾸는지 알고 싶다.
경비실 옆에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를 기다린다. 부두 노동자 라힘은 작업복 소매를 걷은 채 손짓하고, 관리동 창가의 계약 담당자 세라는 봉인된 서류철을 가슴에 안고 있다. 둘 다 한 번에 한 사람만 만날 수 있다. 나는 먼저 누구의 문을 두드릴까?